2017.02.27

두오모 돔에 올라 피렌체 경관을 구경하고
점심과 후식을 든든히 먹고 미켈란젤로 언덕을 오르기 위해 걷기 시작했다.

언덕 올라가는길을 못찾고 이리저리 헤매다보니 산타클로체 성당이 나왔다.
그 성당을 가려고 갔던건 아니었지만 보자마자 산타클로체 성당인걸 알아차렸다.


13세기에서 14세기 사이에 지어진 고딕양식의 성당이다.
성당의 앞에는 단테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막상 와보니 좀 더 일찍 와서 성당내부도 구경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에 좀 아쉬웠다.

성당내부에는 천재 화가 미켈란젤로, 근대 정치학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마키아벨리, 현대과학의 아버지 갈릴레오 등
수많은 유명인사 300여 명의 묘가 있다.
재밌는 이야기는 피렌체를 대표하고 성당 정면에도 동상이 있는 단테의 비가 성당내부에 있는데 단테의 묘에 비만 새워져 있다고 한다.
피렌체의 정치적 급변기에 일어난 싸움 와중에서 영구 추방을 당한 단테가 끝내 피렌체로 돌아오지 못하고
1321년 라벤나 영주의 외교사절로 베네치아에 다녀오는 길에 사망하면서 라벤나에 묻혔다고 한다.
나중에 단테를 알아본 피렌체에서 시신을 돌려줄 것을 라벤나에 요구했지만 거절당하고 성당에는 그를 기념하는 비만 남아 있다고 한다.
도시 구석구석 단테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정작 본인은 살아있을때 피렌체로 돌아오지 못했던 건 참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역사는 그 당시의 종교와 이념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했던 사람들 보다는
현상을 바꾸고자 한 단테와 갈리레오 같은 사람들을 기억하게 된다.
그들이 살아 있는 동안은 힘들었겠지만 후손들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다음에 다시 피렌체를 오게 된다면 산타클로체성당엔 꼭 들어가봐야겠다.




산타크로체 성당에서 조금 헤매이다 미켈란젤로 언덕을 올라가는 길을 찾았다.
도심에서 30~40정도 걸으면 미켈란젤로 광장에 도착하게 된다.



미켈란젤로광장엔 다비드상이 세워져 있다.
다비드상 진품은 아카데미 갤러리에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미켈란젤로 광장은 피렌체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인 만큼 피렌체의 노을은 너무 이뻐 카메라로는 10분의 1도 담지 못했다.
여기저기에 낭만이 가득했고, 연인들의 로맨틱한 모습을 지천에서 볼 수 있었다.
연인이 있는 곳엔 늘 자물쇠가 있지




한참을 앉아서 노을을 보다가 어둑어둑할때 걸어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은 훨씬 짧았고 언덕중간쯤 비누방울 놀이를 하고 있었다.



언덕을 내려와 우피치 미술관 건너편으로 걸었다.
하나 둘 불이 켜지는 오래된 건물들을 보며 강을 따라 쭉 걸었다.



베키오다리 건너편에서 베키오 다리 야경을 보았다.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세계2차 대전때 독일군이 연합군을 피해 철수하면서 다리들을 모두 파괴하였는데 유일하게 폭파되지 않은 다리
아름다운건 쉽게 버리거나 파괴할 수가 없다.
전쟁중에도 그랬었나 보다.



낮과는 또다른 느낌을 주는 도시를 천천히 걸으며 저녁먹을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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